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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구치소 담벼락에 기대어 예수가 겨울비에 젖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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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치처럼, 디트리히 본회퍼 또한 <값 싼 은혜>를 교회가 판매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 오늘날 교회가 신앙의 자유를 무시하고 개인을 죄인으로 몰아붙이며 전도하는 방식은 그리스도인의 방법이 아니라 심리술사의 전략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어서 그는 피안이 아니라 차안(여기)에서, 약함이 아니라 건강함에서 신앙의 이유를 찾지 못할 이유가 없으며 성숙한 세계에서 그리스도인의 가지는 의미가 보다 비종교적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묻기 시작한다. 





그러나 소설가 김곰치의 <빛>은 어떤 보수신학에 대한 정교한 신(新)신학은 아니다. 뭐, 민중신학자 이야기도 나오고 나름의 근거도 대고는 있지만 사실 그의 썰(設)은 썰렁하고, 술 먹고 하는 소리로 들릴 뿐 과장과 객기가 난무한다. 맥주에 오징어 씹으면서 뱉어 놓구 나서는... 아님 말구, 시발년아...하는 식이다.  뭐 말이야 나와서 말이지 그가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사람의 아들 예수> 급에 준하는 1차 연구를 병행해서 이야기에 편입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하지 않았던 이유를 책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억눌린 민중을 보며 울다가 성서를 보면, 이제 어떤 신학 연구자에게 예수가 전능으로 구원하는 일방적인 신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 매 맞고 누워 인간성을 호소하는 <사마리아인>으로 다시 읽혀지듯이, 곰치의 예수 또한 그의 개와 어머니와 옥상과 술과 인간적 삶의 솔직함에 비추어 다시 읽는 예수의 모습이었던 것이 아닐까? 그의 읽기는 실천은 없고 읽고 싶은 동화 시나리오대로 읽어내려가는 대다수의 성경공부보다 훨씬 낫지 않냐?

만약 똥도 안누고 금발의 호리한 미남인 예수의 이미지, 잘생긴 오빠 예수, 보석이 박힌 십자가, 순복음 교회에서 말하는 핏빛 승리에 가득찬 종교적 성취감에 취해 있는 신앙인이라면 이 책 말미에 있는 <똥 누는 예수> 이야기부터 읽으며 이 소설을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성과 속에 대하여, 예수의 아픔과 실천에 대하여 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이다. <역사적 예수>에 대한 입문서로도 재밌고 역시 좋다. 개독교를 말빨 좋게 욕해보고 싶고, 그러나 2천년 전의 예수에 대해 조금이라도 동정이 간다면 또한 이 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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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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