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belt님에게 답변 : 교사의 정치활동에 대해
text / 2009/06/28 15:48
1. 데모가 비정치적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시국선언은 당연히 정치적인 선언입니다. 그러나 투표와 토론회 참가와 같이 정치적 표현행위와 동가라는 겁니다. 쓰신 글은 교사는 일체 정치적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인지하시는 것 같네요.
2. 그러니까 어떤 면에서 위험하고, 직무상 어떤 해악을 줄 수 있는지 말해 달라는 겁니다. ^^ 또한 시국선언에 서명한 것은 특정 정치색을 수업시간에 가르치는 것과 다른데 확대해석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3. 양심의 자유의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하시는 군요. 양심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따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 5공에서 오셨는지요.. ㅠㅠ
4. 노동자와 교사의 품위는 다르고, 교사는 노동자의 품위를 입어서는 안된다는 식의 .. 차별적 발상 자체에 문제제기하고 싶습니다. 할 말이 없네요.
- fatbelt님의 블로그에 단 내 댓글
1.일체 정치 행위를 말아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2번에서 말했다 시피 학생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그정도도 모르면서 교사가 됐다면, 할말없습니다.
3.역시 국어선생도 아니고, 학생은 생각지도 않는군요. 양심가는 대로 다 떠벌리고 다녀야 정상이라 생각한다면 교사할 시간도 없을듯 싶습니다. 광장에서 하루종일 이야기 해도 시간이 모자랄 테니.
4.역시 노동자로 자신을 격하 시키는데에 주저함이 없군요. 옛말에 선생님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 했고, 교사는 단순히 나를 가르쳤다는 사람이 아니라 인격적인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단순 노동자와는 차이가 있는 그런 교사를 학부모와 학생은 원하고 있습니다만, 요즘 교사들은 스스로 공사판 노동자와 같아지려 노력하더군요. 정말 할말 없습니다.
- fatbelt님의 의견
fatbelt님의 의견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생각해보니,
1. 제가 시국선언에 서명한 것 때문에 우리반 아이들 성적이 많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있는데다가, 아이들에게 엄청난 해악이 돌아갈 수도 있는데 좀 경솔했던 것 같습니다.
2&3. 밥먹다가 시국선언에 서명하느라 3분 정도 걸렸는데, 그 3분에 애들하고 줄넘기라도 같이 해주고 놀아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제가 영어교사라서 그런지 국어로 한 시국선언이 제 영어수업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애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니 생각과 양심대로 "떠벌려라"고 가르쳐왔는데, 이런 나쁜 생각을 주입시키는 제 교사관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디 민주사회에서 양심가는 대로 함부로 떠벌리라고 교육해서야 되겠습니까? 이런 양심적인 비정상인들같으니라구!
3. 맞는 말씀입니다. 저는 일종의 성직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제 신한은행 계좌번호를 알려드릴테니, 다음달부터 근로세를 혹시 대신 납부해주실 의향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보충수업이랑 수업료랑 근로원천징수 대신 기부금 영수증 끊어드려야 하는데 종이가 없어서 큰 일입니다.
----------(절취) ------------
사실 공무원의 정당관련 활동을 금지한 것은 이미 판례를 통해 확정되었으나, 그 외의 부분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시국선언이 정치적이냐 단순히 100분 토론 전화하기와 같은 개인적 정치의사 표현이냐는 사회적 논의를 통해서 합의될 사항이겠지. 그러나 이 모든 부분을 양보해도 이번 대량 징계조치는 형평성에 있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잡아갈라면 과거 소고기 논란부터 해서 모든 공무원의 시국에 대한 성명 사례를 일괄적용해서 징계를 하든가.
fatbelt님의 의견 중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4번이다. 밥 먹고 사는 문제는 어떤 신성한 것과 대비되는 "격하"된 가치라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과 논의를 계속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교사는 밥 대신 지식이 중요한 것을 가르치는 사람이어서 존경받아야 하나? 영화 <똥파리>에서 보여지는 먹고사는 문제로 피곤해지는 저급한 삶으로 격하되지 않는 방법을 잘 가르치는 선생이 훌륭한 선생인가? 오히려 우리가 훌륭한 선생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일하는 삶으로 격하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교사는 우리가 밥을 더욱 평화롭게 벌어 먹는 것을 함께 고민하고 스스로 밥을 민주적으로 나눠먹는 일을 보여주는 사람이기에 존경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 교사도 일하는 사람이다. 더 즐겁게 일하면서 사는 걸 보여주는 사람. 나는 목사님하고 맞담배 필 수 있을 거 같은데, 종교개혁 이전 시대에서 오셨는지 성속의 개념구분이 전근대적이시다.
이런 비양심적인 정상인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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