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만년도장 만들기

직장에서 만년도장 쓸 일이 많거든요. 근데 맨날 싸구려를 사서 그런지 1년을 못 씁니다, 매번 ㅠㅠ. 그래서 이번엔 좀 좋은 걸 사볼까 마음 먹었어요.

과거엔 한자로 찍었는데, 애들도 누가 찍어준 건지 알아봐야 편할 때가 많아서 한글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요즘 인터넷으로 만년도장 주문하면 사람이 칼로 파는 시스템이 아니라 제작도 빠르고 두번세번 주문해도 똑같은 글씨체로 만들 수 있게 되어 있죠. 물론 손으로 파서 만든 기존의 도장도 위조할 수는 있겠지만 … 단지 폰트만 알면 즉시 똑같이 주문할 수 있는 도장보다는 내가 쓴 필체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네요.

인터넷 도장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예쁜 디자인 도장들이 많이 추가되어있더라고요. 또한 “일러스트 파일”을 보내면 그대로 만들어준다니,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게시판에 문의하니 SVG 벡터 파일만 제공해주면 제작 가능하다고 하네요.

작업순서는,

  1. 도장에 나타낼 글자를 직접 쓴다.
  2. 벡터 이미지로 변환한다.
  3. 사이트에서 주문한다.

HelloBrio 사이트의 일러스트레이터 없이 손글씨를 벡터 파일로 변환하기를 참고하였습니다.

STEP 1. 종이에 이름 쓰기

도장사이트에 보니, 설명이 아래와 같더군요.

어차피 벡터로 변환할 거니까 최종 이미지 가로세로 픽셀 계산 없이, 네모칸에 순서에 맞게 쓰는 일부터 시작하면 되겠어요.

디자이너가 아니라서 와콤도 없고, 일러스트레이터 소프트웨어도 없어요.

모눈 종이를 써야 하나, 모눈종이 비치게 뒤에 깔고 쓸까 하다가 그냥 포스트잇 위에 대충 쓰기로 합니다. 가상의 정사각형 테두리를 생각하며 씁니다. 정사격형을 4분해서 글자 하나씩 넣는다고 생각하고 쓰세요. 캘리그래피 펜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거 같기도 한데, 저는 핑크색 포스트잇에 네임펜으로 썼어요. 너무 크게 쓰면 획이 가늘어보이고 평소 글씨와 다른 맵씨가 날까봐 조그맣게 … 써보았습니다.

STEP 2. 깔끔하게 배경 지우기

이제 무식하게 종이에 쓴 글자를 배경 지우고 깔끔하게 따오겠습니다.

그림자가 안 생기에 환한 조명에서, 왜곡되지 않도록 가급적 수직으로 내려다보면서 찍어주면 됩니다. 종이 배경의 질감을 깨끗하게 날리기 위해서 스캐너 앱을 사용하면 좋아요. 저는 CamScanner 앱으로 찍은 후, 다시 라이브러리에 저장하였습니다. 가급적 화면에 글자가 가득차게 찍어주세요.

핑크색 포스트잇에 쓴 건데, 배경도 하얀색으로 처리되면서 깔끔하고 대비 높은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STEP 3. 컴퓨터로 전송

이제 선명해진 이미지를 컴퓨터로 옮겨주세요. 드롭박스에 올리거나 이메일로 보내거나 등등의 방법으로요.

파일은 jpeg 로 들어왔는데, 자세히 확대해보면 알 수 있듯이 잉크도 번져있고 색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물감도 균일하게 먹도록 조정하고, 외곽선도 다듬어야겠죠. 그리고 벡터이미지로 뽑아내야 합니다.

STEP 4. InkScape 다운로드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 등이 내 컴퓨터에 없다고 가정하고, 무료 프로그램을 내려받겠습니다.

InkScape 를 다운로드합니다. OS(윈도우, 맥, 리눅스)에 따라 받으면 됩니다.

설치는 크게 어렵지 않으니 과정은 생략합니다. 저는 Typical 설정으로 그냥 깔았어요.

STEP 5. 이미지에서 정보 따오기

바탕화면 아이콘 클릭해서 InkScape 프로그램을 실행합니다. 처음 로딩에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한참 기다렸네요.

Ctrl + I키로 불러오기(import)합니다. (Ctrl + O 아닙니다). 아까 컴퓨터에 저장해두었던 파일을 불러오세요. 팝업이 뜨는데 기본 설정 그대로 불러와줍니다.

배경에 있는 (1)번은 작업하는 보드, 책상이랄까.. 캔버스판입니다. 이 캔버스 판 밖에도 뭔가를 둘 수 있지만 최종 결과물은 캔버스 안에 두어야 합니다.

(2)번은 방금 불러들인 개체입니다. 이제 이 개체 위에 마우스 우클릭 후, “비트맵 따오기”를 선택 (Shift + Alt + B)하세요. 사진처럼 점 찍어 그린 그림 정보를 분석해서 벡터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 정보를 따올 겁니다. 이제 팝업이 뜹니다.

Live Preview에 체크해서 미리보기를 켜준 뒤에, 이제 Brightness Cutoff 메뉴의 Threshold 값을 만져주세요. 배경이 지저분하지 않으면서 글자가 잘 보이는지 살피면서 값을 올리거나 내려가며 조정합니다. 또한 Remove background에 체크해서 배경 색상(흰색)은 날려버리도록 한 뒤, 확인 버튼을 눌러 마무리합니다.

이후 팝업창을 닫아주세요.

배경도 정리되고 편집하고자 하는 글자만 개체로 인식되어 분석이 끝난채로 캔버스 옆에 위치해있는 걸 확인합니다.

STEP 6. 원본 이미지 작업창에서 삭제

이제 원래 이미지에서 비트맵 이미지 정보를 따와서 만든 개체만 캔버스 가운데로 옮겨줍니다. 마우스로 끌어서요.

그리고 처음에 쌩으로 불러왔던 원본 이미지를 마우스로 다시 선택한 뒤에, delete키 누르거나, 우클릭 후 ‘삭제’해줍니다. 혹시 잘못해서 캔버스 가운데로 옮겨준 개체가 삭제되었으면 Ctrl + Z를 눌러서 취소한 뒤에 다시 삭제할 개체를 마우스로 클릭해서 선택해주세요.

STEP 7. 확대해서 점검하고 정렬하기

Ctrl키를 누른 상태에서 마우스 휠을 굴려서 화면을 확대합니다. 화면을 스크롤해가면서 혹시 글자 주변에 쓸데없는 점 자국은 없는지, 지워야 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줍니다. 이대로 도장을 찍어도 될런지 말이지요.

이제 실제 글자 획 위에 마우스를 올려두고 한 번 클릭하면 테두리에 화살표가 표시된 박스가 생기는데, 그 상태에서 한 번 더 클릭하면 회전 가능한 모드로 바뀝니다.

회전 화살표 표시를 잡고 그림을 잡고 돌려서 바르게 정렬합니다. 그리고 이게 정사각형인지 생각해봅니다.

뭔가 비율이 안 맞으면 가로세로 늘리기 화살표를 사용해서 크기를 조정합니다.

눈으로 대강 보면서 정사각형 모양이 맞는 거 같으면 이제 끝입니다.

아주 정밀하게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면 업체에서 도장의 동그라미 안에 이미지를 집어넣어 작업할 때 세밀하게 비율 조정을 해서 다시 작업하거든요. 저는 문자로 최종 모양 물어보더라고요.

STEP 8. 최종 파일 저장

다른 이름으로 저장 메뉴를 통해(Ctrl + Shift + S), 최종 파일을 .svg 형식으로 저장합니다.

이제 이 파일을 도장 업체에 보내서 제작하면 되겠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일러스트 파일로 제작을 지원하는지 확인한 뒤에, 사이트 문의 게시판 등을 통해 확인하고 진행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막상 주문하려고 하니 주문 단계에서 파일 업로드 단계가 없어서 물어보니까 게시판에 올려두라고 하더군요. 2~3 만원 정도면 고급형 제품으로 주문이 가능하지 싶습니다.

후기

도장이 도착했네요. 만족스럽습니다! 이번에는 좀 오래 쓰면 좋겠어요.

(2016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