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분류 전체보기 (1348)
text (347)
image (477)
D.Bonhoeffer (160)
Ocarina (37)
internet (327)
dumped (0)
나 또한 혼란스럽기 때문에 짧게 적는다.

분명한 것은 어제 새벽 시위는 안전하지 않았고, 여자들과 노약자들이 다치기 쉬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저번에도 말했듯이 폭력이 좋다는 사람은 없다. 동시에 어떤 모습이든지 위해를 의도하는 행위는 그 의도에 관계 없이 폭력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 어제의 시위는 "폭력적"이었다.

술취한 아저씨가 급기야 쇠파이프를 들고 전경차를 기어올라가서 전경을 향해 휘둘렀다. 전경이 맞았다. 사람들이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 . . 동료가 맞는 것을 본 동료 전경이 방패로 아저씨의 목과 등을 가격했다. 그러지 말라던 사람들은 이제 전경을 향해 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 전부터 목놓아서 "아저씨 전경차 부수지 마세요." "아저씨 던지지 마세요." "아저씨 비폭력! 비폭력!"을 외치던 사람도 10미터 높이의 무대처럼 차려진 전경차 위에서 민간인이 맞는 걸 보자 더 이상 제지할 수가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2.
법을 잘 모르지만, 현행법상 선빵을 누가 날렸느냐는 폭력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대단히 중요한 문제일 것 같다.

그러나 격렬한 시위의 가운데서는 선빵이 별로 의미가 없다. 시위는 5분 간격으로 욕설이 난무하는 전쟁터가 되었다가, 5분 뒤에는 다시 희화화 되었다가, 다시 5분 뒤에는 저쪽 편에서 내 옆의 여자에게 곤봉이 통째로 붕붕 소리를 내면서 날아오는....

"저 새끼가 먼저 치잖아"는 시위에서 별 의미 없는 말이다.

시위에서는 동시성이 문제된다. 동시에 , 단 한 명의 예외없이 비폭력적일 때만 폭력의 확장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세상의 시위는 더 이상 조직적으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무척 힘든 문제인 것 같다.

다만 문제는 전경쪽의 폭력은 조직적이고, 계획된, 지시된 폭력이라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3. 박노자 씨도 적었던 <다함께>의 <맞불>에서 보여진다던 확성기질은 별로 없었다.

그리고.. 그냥 느낌인데.. 쇠파이프 든 사람들.. 프락치같지는 않다.  그냥 의협심? 비슷한 거로 ..









4. 나는 사람들이 전경차를 끌어낼 때 계속 멍해져서 옆에 서 있었다. 밧줄로 차를 묶으려고 하자 안에서 곤봉이 날라왔는데 . . . 무서운 아저씨들은 쇠파이프로 응수하면서 매듭을 사수?했다.

한켠에서는 이런 행동을 통해 뭘 얻으려는 거냐?고 따지던 학생과 .. 행동에 앞장섰던 아저씨 간에 욕설이 오고가는 언쟁이 시작되고 있었고,

어떤 여자는 "던지지 말라"고 호소하는 학생에게 "니가 끌려가봤냐"면서 핏발을 세워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제 격렬한 대치가 벌어진 전경차 부근에서 촛불은 거의 꺼지고 없었다. 민노당의 침묵 시위도 보이지 않았고 ..
다들 목소리가 높고, 칼지고, 악에 받쳐있었다.






5. 사실... 버스를 끌어내는 것은 청와대로 행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위한 것 아닐까. 버스가 통째로 세종로 방향으로 끌려나오니까, 점잖게 폭력성에 문제가 있는 듯 바라보던 사람들도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나도 웃음이 났다. 정말 움직였어. 버스가.






6. 소화기 아깝다. 내 옆의 아저씨가 소화기를 나보다 더 직격으로 맞아서 구토할 듯이 휘청거렸다. 부축해서 나가는데 어떤 남자가 카메라를 허리 아래로 낮춰서 아저씨를 스트로보 연사로 찍고는 자리를 떴다. 순간 뒤통수를 날릴 뻔 했다.



7. 어떤 블로거가 시위는 축제가 될 수 없다고 해서 ...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는데 ..
내 생각에 시위는 많은 사람들이 , 더욱 유머러스해지고, 풍자적으로 웃으면서, 현장에서 조용히 촛불으로 말할 때 힘이 있다. 어제와 같은 수십명의 쇠파이프로 끌어낸 전경차보다는, 100만개의 촛불이 조용히 탈 때 ... 더욱 빅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나는 그래서 다음과 같이 하던 사람들을 보고 즐거웠다

경찰이 채증을 위해서 카메라를 내밀 때 쇠파이프로 카메라를 박살내는 것보다는
1) 다함께 뻐큐를 날리거나 15도 각도로 턱을 들어올리며 브이를 그려준다.
2) 천원짜리 레이저를 사서 카메라가 올라올 때마다 카메라 렌즈 맞추기 놀이를 한다. 두더지처럼 빨리 사라지니까 완전 스릴 있다.


소화기를 뿌릴 때 씨발놈 신나 뿌린다 .. 미치지 말고
1) 세금이 아까우니 사내라고 항의하기
2) 집에서 쓰던 이불을 가져와서 소화기가 분사되자 마자 조용히 창문을 막아 차 안을 하얗게 채워주기


전경이 개새끼들아 이럴 시간에 돈이나 벌어!라고 욕설을 뱉을 때
1) 자유시간 초코바를 두 개 던져주면서 이거나 먹으라고 한다. (잠시 후 사탕 하나가 돌아왔다)
2) 이제 제대가 얼마 안남았으니 좀만 참으라고 격려해준다


















8. 아참.. 새벽에 강제해산이 시작될 때 꼭 장면을 찍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1초만에 전경들이 곤봉들고 달려와서 혼비백산 뛰느라 하나도 못찍었다. 구급차.. 가 왔다. 부상자가 있는 것 같은데.. 천천히를 외치면서 예비군들 도움으로 자진해산하고 있는 군중을 왜 뛰게 하는지 모르겠다.

근데 다들 잘 뛰더라 ㅡㅡ ;;; 내 옆의 아저씨 ... 순식간에 인도로 올라가셨다.



Posted by 서울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