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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 하는 현장활동-예닮원] 일기
조회(33)
├ 살고 믿고 생각해 | 2003/08/06 (수)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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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 하는 현장활동-예닮원] 일기




****** 7월 28일 월요일 ********

"속되게 여기는 사람에게만 속되다"
나는 이 말이 기존의 권위에 가탈 부리는 반항에서온 것이 아니라 어떤 책임게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지체를, 그들의 권리를 이야기하기 위해 장애를 지나치게 상대화하고 논리를 역전시키는것은 결국 회의와 궤변만 남을 뿐이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네가 생각을 고쳐먹고 방향전환하는 순간 너는 너의 삶에서 책임적 존재가 된다..
비오는데 차양막을 치느라 옷을 다 버렸다. 그 더러움으로.. 그 서슴없음으로!
이해와 설명 이전에 앎과 교감이 먼저이기를

******* 7월 29일 화요일 *************

아침에 일어나 닭의 모가지를 썰어내고 알몸으로 털을 뽑아주며 대화를 나누다가 단지 저녁식사 시간이라는 이유로 잡아먹는다.
지영 누나가 얘기한대로.. "사랑받기위해서 태어난 사람", "사랑받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한 사람에게 말한다는것은 어렵고 부담스럽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벙어리가 될 수 있는지 실감케하고,그 수다 떨었던 자신의 세계, 자신의 일상은 사실  얼마나 얕은 추상적인 지반을 발판으로 삼고 살았나 실감하게 한다는 말이 맞다.
윤숙이는 벌거벗고 목욕하는 것에서 함께함을 느꼈단다.
인철이는 인간개조란 필연적 수순으로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아닌 자신의 의지로 하여금 필연성을 느끼게 하고 변화하도록 하는 것이라 한다.

나는 이 두 사람의 이야기 사이에 넓어서 너무 요원한 강이 있고, 동시에 건널 수 잇는 나룻배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데올로기를 덮는, 관념의 문제라 치부된 착한 사람과.. 종교의 회개와 이념에서 개념으로 차용하는 '인간개조'의 차이를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 이 두 사람을 비교하고 생각하는 것이 내게 매우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것은 반드시 양자택일의 문제일까.


*********** 7월 30일 수요일 **************

"그 개가 풀렸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딱 한 사람 뿐이었어요." 그들은 모든 관념을 버리고 실재와 구체만 남겼다. 우리끼리만 통하는 눈빛으로의 은밀한 대화.. 하나됨 (지영이 누나)

누가 장애인이고 아닌지 애매해지는 기분. 정상인이 어떤 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하고, 귀중하고 바쁜 시간을 낭비하며 장애인 수준에 맞추어주는 그런 하나됨이 아니다.
함께 삶을 같이 살고 먹고 즐거운 일상적 하나됨을 느낀다.

그들 나름대로의 (실제로는 외부인들과 다를 바 없는) ... 자연스러운 사회성이 너무 놀랍다. 자다가 짝궁이 똥이 마려우면 무조건 화장실에 동행하고 다운증후군인 사람이 신경마비를 겸한 정신지체인의 식사를 돕는다. 집사님들은 그 가운데에서 초인적으로 보인다.
쉴 새 없는 지저귐. 대화, 불평불만, 모순, 설레임. 사랑. 정상적으로 살아간다고 하면서도 충분히 느끼기 쉽지 않은 감정들. 만약 제대로 살고 있다면 느껴야 하는 이것들. 삶의 축소판을 이 사람들은 빨래를 밟으며, 개를 키우면서, 서로 안아주고 노래부르며 매일매일 충만히 경험하고 있다.

******* 7월 31일 목요일 ********

(쓰지 않음.)



2003년.
Posted by 서울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