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가장 힘이 되는 건 아마 아직 나를 믿어주고 조건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얼굴과 말이 아닐까요? 그럴 때 관계노트 안에 있는 말이 힘을 줄 수 있습니다.

평소에 우리는 가족이 건네는 “밥은 먹었어?”라는 말이나, 아이가 건네는 “아빠 사랑해요” 인사를 고마워하면서도 상자에 담아둘 생각은 잘 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날짜별 일기에 좋은 기분, 먹은 음식, 신변잡기를 흩어놓는 대신 소중한 사람의 이름에 그 사람과의 관계를 따로 정리하고 모으는 겁니다.

가령, “어머니”라는 파일을 열면 10년 동안 어머니가 나에게 건넨 염려와 격려의 말과 편지글과 문자가 있습니다. 그 파일을 여는 것만으로 당신에게 힘이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이 힘들 때 큰 힘이 되어줄 힘이 축적되는 충전기가 될 겁니다.

△ “어머니” 이름으로 모아놓은 기록에서 기억 찾아 읽기

개인별 관계노트: Drafts (드롭박스) 액션

Drafts5 앱을 사용하면 관계노트를 아주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한 줄 일기를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설정하기에 따라 개인별 노트를 만들 수도 있는 거죠.

Drafts 앱에서 Dropbox에 관계노트 작성하는 액션 만들기
△ Drafts5 에서 드롭박스 관계노트 액션 생성

해당 인물에 대한 기록이 곧 파일명이 되도록 하기 위해 Drafts에서 첫째 줄([[title]])이 파일명이 되어, 제목.md 와 같은 형식으로 저장되게 하였습니다. .txt 파일도 가능.

경로(Path)는 드롭박스 아래에 있는 [Notes] 폴더 안에 [People] 폴더를 따로 만들고, 그 안에 사람별로 쌓이게 합니다. “아버지.md”, “김철수.md” ~~ 등등의 이름으로 쌓일 겁니다.

내용은 “연-월-일”이 자동으로 덧붙여지도록 [[date|%Y-%m-%d]] 를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첫 줄은 제목에 이미 있기 때문에 첫줄을 제외하고 두 번째 줄부터 내용([[body]])이 그 아래 들어가게 됩니다.

[[date|%Y-%m-%d]] 
[[body]]

붙여넣을 때 시간 역순으로 최신 내용이 위에 오도록 ‘prepend’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만약 어머니에게 어떤 문자가 왔는데 이 문자는 꼭 오래오래 저장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Drafts5 실행 후 첫 줄에 “어머니”라고 적고, 문자를 붙여넣은 뒤 액션을 실행하면 드롭박스의 “어머니.md” 파일 안에 날짜와 함께 내용이 추가되는 것이죠.

위 액션은 아래 주소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별 관계노트: Drafts (Bear) 액션

드롭박스에 .md 파일이나 .txt 파일로 작성되면 PC에서 수정하고 덧붙이고 하기는 편한데, 원하는 경우 Bear로 보낼 수도 있어서 요즘은 저는 이쪽을 선호합니다.

액션은 두 단계로, 먼저 작성한 내용을 수정해서 다시 클립보드에 담습니다. 이 때 ### 을 붙여 <h3> 스타일을 추가해서 소제목을 만들고, 역시 “연-월-일” 형식와 함께 “000 관계노트”라는 글자를 자동으로 덧붙입니다.

이어서 첫 번째 줄을 제외한 내용을 붙여넣고, 전송 시점의 위치 정보를 알 수 있는 구글맵 URL도 넣어주었습니다. 그럼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 [[date|%Y-%m-%d]] : [[title]] 관계노트
[[body]]
https://maps.google.com/?q=[[created_latitude]],%20[[created_longitude]]

스텝 두 번째로 이제 클립보드에 담은 내용을 Bear 앱으로 보내줍니다. 특히 제목이 “어머니”라면 실제 베어노트 앱에서 “어머니+관계노트” 라는 제목의 노트에 작성되도록 하였습니다. 노트는 시간역순으로 계속 붙여넣어집니다.

bear://x-callback-url/add-text?title=[[title]]+%ea%b4%80%ea%b3%84%eb%85%b8%ed%8a%b8&text=[[clipboard]]&mode=prepend

위 액션은 아래 주소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관계노트 작성을 위한 단축어

Drafts5가 유료 구독제 앱이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면 아이폰 단축어를 사용해보세요.


위도,경도 링크가 없는 간단한 버전을 원하시면 아래 링크를 통해 단축어를 받아 사용하세요.

다른 기기와의 연동/동기화

드롭박스에 저장한 .txt 파일이나 .md 파일은 PC나 맥북에서 바로 열어서 편집/수정해도 되지만~ 드롭박스 안에 있는 텍스트/마크다운 파일을 다루는 많은 텍스트에디터 앱이 있으니 원하는 걸 골라서 쓰면 됩니다.

PC에서는 긴 글을 쓰거나 여러 자료를 참조해서 작업하기 편하기 때문에 관계노트를 좀 더 긴 에세이 형식으로 작성하거나 바로 수정하고 병합해서 더 긴 글로 가공하고 싶다면 드롭박스가 저장하기 좋은 장소겠지요.

Bear 앱에 저장하는 경우, 내용 검색이 더 간편합니다. 앱 안에서 한글 검색이 무척 잘 되고요. 아이패드 등과 동기화하는 경우 노트의 수정, 이동, 편집도 흐름 안 끊기고 충분히 만지기 좋은 환경입니다.

주의사항/팁

지속적으로 기록할 사람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헷갈릴 일은 없지만 아이폰 Drafts 앱에 기록할 때 이름/파일명을 통일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어머니”라고 할 건지, “엄마”라고 할 건지, “아내”인지 “와이프”인지 등등. “현지”와 “이현지”는 다르겠지요. 매번 이름이 달라지면 다른 파일로 도착하니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제목 첫줄을 적을 때 공백을 넣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 또한 다른 파일로 내용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나오며

관계노트 습관을 만들어보세요. 소중한 사람들이 제게 했던 이야기를 가끔 되짚어 다시 읽어보는 일이 사람에게 아주 큰 힘과 위안을 준다고 생각해요.

꼭 사람 이름이 아니라도 “힐링”과 “따끔”과 같이 내게 위로가 되거나 나를 정신 차리게 하는 말들을 수집할 수도 있겠습니다. 내 주변의 누군가 무심히 건넨 말을 적어두었다가 1년 후에 꺼내어 “당신이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는데 정말 고마웠어”라고 말해보세요. 깜짝 놀라고 서로가 더욱 소중해질 거에요.

(2015년 1월 작성 / 2020년 1월 많이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