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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디자인 가방 단순 개봉 시 환불 불가? – 공정위 유감

가방 샀다가 환불 과정에서 너무 고생했네요. 꽤 고통스러운 경험이어서 남겨 봅니다.

1. 카메라 가방 주문

네이버쇼핑 통해 카드 결제로 픽디자인 카메라 가방을 하나 삽니다. 제품명은 “픽디자인 에브리데이 V2 슬링백”.

네이버 판매자 - 픽디자인 가방 주문 페이지

2. 가방 비닐 뜯었다고 반품, 환불 불가?

제품은 비닐 재질의 팩에 담겨 배송되었는데, 뜯어 개봉 후 가방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작습니다. 바로 가방을 포장하면서 사진을 찍어두고, 같은 시리즈의 한 사이즈 큰 제품을 주문한 뒤에, 판매자에게 톡을 날립니다.

“제가 사이즈를 잘못 주문했네요 ㅠㅠ 즉시 10리터를 주문하였고, 6리터는 태그를 포함해서 다시 포장해놓겠습니다. 수거를 부탁드립니다.”

네이버톡 - 상품 개봉하면 환불 안 돼

그런데 개봉했으니 반품이 안 된다네요?

“상품 개봉하시면 반품 불가합니다.”

뭔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 그대로 가방은 비닐 하나에 담겨 왔고, 그 비닐을 뜯지 않으면 가방을 구경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가방을 사용한 적이 없고, 애초에 제품의 불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비닐을 제거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반품 불가한 사유가 비닐을 뜯어서라니?

판매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반품 못해드려요. 거기 다 써놨잖아요.”

“안 해주시면 저도 나름의 조치를 취할 거에요.”

“뭐 그렇게 하세요, 그럼.”

해보자는 건가 …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옵니다. 즉시 추가 주문한 걸 취소합니다.

3. 근거

3.1. 관계 법령

일단 생활법령정보 사이트에서 소비자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하는지 확인합니다.

7일 이내 무조건 취소 가능

일단 쇼핑몰에서 물건 사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7일 이내에 환불해달라고 하면 해줘야 합니다. 이유 불문입니다. 왜 환불하시나요? 라고 물어보면, “그냥요” 이렇게 대답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자신이 체결한 전자상거래 계약에 대해 그 계약의 내용을 불문하고 그 청약철회 및 계약해제의 기간(통상 7일) 내에는 청약철회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반품 금지는 판매자가 혼자 결정하는 게 아냐

판매자가 미리 “스티커 훼손하면 반품 불가”, “박스 개봉하면 반품 불가”, “제품 전원 누르면” 등등과 같이 써뒀다고 환불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규정(주문 취소나 반품 금지 등)이 포함된 구매계약은 효력이 없습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35조

물건 보려고 포장 뜯어야 되면 개봉해도 반품 가능

물론 뜯고 맛보고 마시고 나서 환불을 요구해선 안 됩니다. 하지만 물건이 제대로 왔는지 보려면 박스를 열어야겠지요? 거기에 스티커 붙여놓고 한 번 열면 반품 없음 퉤퉤퉤~는 무효입니다.

소비자의 잘못으로 물건이 멸실(물건의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전부 파괴된 상태)되거나 훼손된 경우(다만,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훼손한 경우에는 취소나 반품이 가능)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제2항 본문 및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1조

3.2. 사례

“개봉하면 환불 불가”는 위법

2020년 2월초에 뉴스를 본 기억이 납니다. 요지는 “상품 구매 후 개봉을 하면 교환 및 환불이 불가합니다”라는 스티커가 위법하다는 것으로, 소비자가 정당하게 상품 환불 및 구입 취소를 할 수 없게 방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쇼핑 사업자인 ㈜신세계와 ㈜우리홈쇼핑[채널명:롯데홈쇼핑]이 소비자가 제품 포장을 개봉하면 반품이 불가하다고 고지하는 등 소비자의 청약 철회를 방해한 행위를 시정조치 했다고 밝혔다.

– ㈜신세계는 2017년 4월 20일부터 2017년 6월 30일까지 11번가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면서 ‘상품 구매 후 개봉(BOX/포장)을 하시면 교환 및 환불이 불가합니다’ 라는 내용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소비자의 청약철회 요청을 방해했음.

– “㈜신세계, ㈜우리홈쇼핑의 소비자 청약 철회 방해 행위 제재”, KDI 경제정보센터

건강식품 스티커 뜯어도 반품 가능

식품도 식품 자체를 건드린 게 아니면 스티커 때문에 환불 거부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보호원 상담 - 스티커 개봉시 환불 불가는 효력이 없어
△ 소비자보호원 상담 사례

옷 사이즈 아니다 싶으면 환불 가능

쇼핑몰에서 스웨터 늘어나니까 일단 주문 후 반품 불가능하다, 신중하게 주문해라 등등 써 둔 것 무효입니다. 정말로 옷이 훼손된 게 아니면 받은 후 사이즈 다르면 환불하면 됩니다.

소비자보호원 상담 - 인터넷 쇼핑몰 의류 변심 환불 가능 답변
△ 소비자보호원 상담 사례

4. 판매자 위법 사항 조사

이제 판매자가 적법하게 판매 물건을 게시했는지 살펴봅니다. 네이버의 경우 거의 모든 제품 판매 페이지 맨 아래에 보면 반품/교환 정보가 작은 글씨로 첨부되어 있습니다.

4.1. 무조건 법이 먼저임

구매자 단순 변심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반품 요청 가능
△ 네이버쇼핑 제품 판매페이지의 반품 정보

내용을 보면 관계 법령에 준해서 일반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안내하고 있는데요. 단순 변심 7일 이내 반품 가능하고, 구매자의 책임 있는 이유로 물건이 망가지거나 훼손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대부분의 판매자의 판매 페이지에 일괄 안내되는 내용으로, 특히 이 문구가 중요합니다.

반품/교환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은 판매자 제시사항보다 관계법령이 우선합니다.”

4.2. 판매자가 혼자 주장하는 내용은?

판매자는 일반적인 법령의 내용과 상관 없이 마음대로 어떤 내용을 주장하고 있나 보겠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내용은 제품 페이지 맨 아래 네이버쇼핑에서 일괄 붙게 되는 내용이었지만, 소비자가 먼저 읽게 되는 제품 상세 설명 페이지에는 반품 불가 내용이 덕지덕지 여러 번 강조되어 있습니다.

포장 뜯으면 반품 불가?

먼저,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아래와 같이 큰 글씨로 써두었더라고요.

본 상품은 패킹된 상품으로 개봉후 단순 변심으로 인한 교환 및 반품 환불 절대 불가능함을 알려드립니다
△ 패킹된 상품이 뭐지?

일단 “패킹된 상품”이 뭐죠? 이상한 용어를 혼자 만들어 씁니다. 밀봉 포장이 완료되었다는 뜻으로 쓴 거 같은데, 위에서 살펴봤듯이 밀봉 = 패킹이라면, 제품이 멀쩡한지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뜯을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제품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훼손했다한들 반품을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단순 변심”이라는 말도 마치 구매자가 대단히 큰 마음을 먹고 주문해야 하는 것처럼 말합니다. 구매자는 단순히 변심해도 7일 이내면 취소할 수 있고, 있어야 합니다.

“절대 불가능함”?? 누구 맘대로?

그리고 위 문구도 “정식 수입된 정품을 제공 받는 대리점”이라는데, 이상한 표현입니다. 픽디자인 가방의 국내 총판은 따로 있는데 그냥 외국에서 보따리로 직구해 물건 확보하는 걸텐데 무슨 말일까요? 본사와 정식 계약한 대리점 지위가 있는 것처럼 거짓말합니다.

보증에 관한 규정과 정책에 대해 각 브랜드 내규에 따른다는 문구도 열 받습니다. 픽디자인의 내규는 “패킹 훼손 시 반품 절대 불가”가 아닙니다. 해외 반품 배송료를 지불하면 언제든지 반품을 받아주고 있습니다.

새제품 패킹상품??

새제품 패킹 상품은 반품 교환 (환불) 절대 불가
△ ‘새제품 패킹 상품’이라는 이상한 말을 사용한다

위 내용이 추가로 덧붙었는데, ‘새제품 패킹 상품’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럼 새 제품을 포장하지 헌 제품을 포장해서 파나? 비닐 포장 뜯으면 우리는 환불 못해준다는 말을 돌려서 어렵게 하네요.

개봉시 해외반품비 요구

이 판매자가 골때리는 게 또 맨 아래 부분에 보면 국내 총판의 안내를 그대로 붙여넣기 했어요.

픽디자인 피앤피유통 - 개봉시 해외 반품배송비 적용

뜯으면 절대 반품 불가라더니 여기는 또 반품하려면 해외 반품배송비를 달라? 이 규정은 사실 개인이 해외 홈페이지에서 가방을 직접 구입한 경우 반품을 원하면 해외로 반품할 때에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본사 안내 사항과 같습니다.

화가 나는 건 … 빨간색으로 “소비자 과실”, “포장 임의 훼손” 등과 같이 이상한 표현을 나란히 이어서 적어 마치 반품 요구가 이상 행동인 것처럼 보이게 한 게 화가 납니다. 대체 가방을 보려면 포장을 뜯어야 되는 비닐에 담아 배송하면서 그 포장을 임의로 훼손하는 사람과 정식으로 훼손하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어야 하는 걸까요? 피앤피유통은 결국 물건을 대량으로 들여와 국내 배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면서 반품할 때는 본사로 니 돈 들여서 보내라니 결국 국내총판으로 하는 일이라곤 중간에 직구 대행으로 잔돈 몇 푼 더 남겨먹는 거 말곤 없는 셈이죠?

… 제가 구입한 네이버쇼핑 판매자는 해외반품 배송에 대한 안내도 하지 않고 무조건 거부하니 한술 더 뜬 셈입니다.

5. 환불 요청 시작

5.1. 소비자원에 의견 요청

우선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기에 소비자원에 상담을 요청합니다. 답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소비자원입니다.
올려주신 상담내용은 잘 읽어 보았습니다.

2020.6.13.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한 상품 소비자께서 옵션을 잘못 기재하여 반품 신청하니 비닐 포장 제거를 이유로 반품 거부하는 문제로 질의하셨습니다.

우선 우리원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및 소비자기본법 등 관련법을 근거로 사업자의 귀책사유(예:계약불이행, 이중.부당대금 청구 등)나 부당행위 여부를 판단하여’수리,교환,환급 등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금전적)’가 근거자료로서 입증될 경우, 소비자기본법 제57조에 따라 양당사자간 분쟁에 대해 합의권고 해드리고 있습니다.

보통은 단순히 비닐포장만 제거하고 제품 미착용하여 미훼손 상태에서는 전자상거래법 제17조1항에 의하면 소비자님의 변심으로 철회 요청하신 경우 제품을 수령한 날부터 7일이내에 청약철회 가능한 바, 소비자의 청약철회 조항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는 같은법 제35조는 제17조 규정에 위반한 약정으로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음을 명시하고 있어, 사전에 반품불가에 대해 고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청약철회권은 전자상거래법에 부여된 소비자의 권리로 사업자가 소비자님의 정당한 반품 요구를 회피한다면 피해구제 접수를 안내해 드리오니 관련자료(피해구제신청서, 사업자측에 이의제기하신 게시판 자료나 메일등의 근거자료, 주문내역서, 광고자료, 구입영수증, 실제 배송된 제품 사진 등)를 첨부하여 주시면 검토후 담당자가 연락을 드리도록하겠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상한 바와 같이 판매자가 잘못했다고 답변하는 거 같네요. 일단 정식으로 고발/피해구제 요청은 하지 않고 판매자에게 다시 부탁해보기로 합니다.

5.2. 판매자는 왜 해외 본사 반품을 안내하지 않나

제가 많이 양보해서 해외 직구대행 영세 업자라서 비닐 뜯으면 다시 못 팔게 되니까 본사에 반품하는 수고가 발생한다면, 본사에서 가방을 안 받아주는 게 아니니 구매자에게 본사 규정을 미리 안내하고 포장이 훼손되면 불가피하게 해외 본사로 반품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했어야 합니다.

저로서는 일단 판매자가 해외직구 대행임을 판매 페이지에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화가 나더군요. 마치 국내 대리점이고 국내에서 제품이 출발하며 A/S도 문제 없는 듯이 써두었습니다. 미국 본사 반품 진행 절차가 홈페이지에 멀쩡히 안내되어 있는데도 마치 전혀 방법이 없는 것처럼 소비자가 구매를 철회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습니다.

픽디자인 본사의 반품과 환불 위한 국제 반품 운송 비용 테이블
△ 픽디자인 본사에서는 대륙별로 반품 배송료와 반품 절차를 고지한다

5.3. 정중하게 채팅으로 반품을 다시 부탁

네이버톡 - 다시 청약 철회와 환불 요청한다
△ 하루가 지나 다시 반품을 요구

판매자에게 다음을 알렸습니다.

  1. 포장 뜯었다고 반품 말이 안 된다
  2. 나는 가방을 훼손하지 않았다
  3. 법은 나의 편이다. 안 해주면 끝까지 간다.
  4. 비닐 안 뜯고 뭐가 왔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
  5. 네이버 규정으로 5천원 빼고 환불하시던지,
  6. 내가 양보해서 해외 본사로 반품할 거면 얼마 계산할 건지 증명 자료 너가 보내라

5.4. 판매자 – “블랙 컨슈머 아님?”

네이버 판매자의 협박성 답변 - 임의 제품 훼손해 환불 요구하며 업체측에 피해를 입히고자 한다
△ 협박성 답변

판매자에게 답변이 옵니다.

  1. 개봉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제품을 임의로 훼손하고 우기냐?
  2. 피앤피유통에 해외 반품 내용에 따라 2만4천원 니가 내라

…. 절대 안 된다더니 이제와서 해외 반품이 가능하니 돈을 내라는 것도 화가 나는데, 의도적인 음해라니 기가 차네요.

5.5. 해외 배송비용 부담 거부

사실 본사 방침대로 해외 배송비용을 부담하고 끝내고 싶었으나 … 사과는 커녕 몰고가는 태도에 짜증이 납니다.

네이버톡 - 제품 기능 멸실 안 됐으니 환불 해주세요
네이버톡 - 해외 탁송료 본사 규정 해명하라

그리고 판매자와 대화를 중지하기로 하고 기관과 센터를 통해 해결을 호소하기로 합니다.

6. 네이버 중재 통해 환불

6.1. 분쟁조정센터를 통해 환불 요청

네이버쇼핑은 위의 공정위 보도자료에서 11번가 운영사처럼 오픈마켓 위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자가 적법한 범위에서 장사하도록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판매자와 뭔가 문제가 생겼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판매자가 더 잘못한 거 같은데 고집을 피우면 계속 스트레스 받으면서 싸우지 말고 분쟁조정센터에 빨리 연락하는 것이 좋습니다.

네이버 분쟁조정센터 - 환불 민원에 회신하겠다
△ 분쟁조정센터에 문제제기

저는 물건 구입 6월 17일, 판매자에게 재차 반품을 요청했다가 음해세력 소리 들은 게 18일이었고, 18일에 분쟁조정센터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6월 22일에 전화가 왔어요.

전화 내용의 핵심은,

  1. 네이버에서 반품시 보통 부과하는 5천원 정도는 부담할 수 있나?
  2. 판매자 페이지 보니까 청약 철회를 방해하는 문구가 있으니 삭제를 요청하겠다. 또한 해외 직구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는 문구가 없었다는 점, 반송 비용에 대한 사전 안내 또한 부실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3. 판매자가 해외 반품비용을 요구했다고 하지만 지불할 필요 없어보이고 국제배송비까지 중재해줄테니 기다려봐라.

상담원은 대단히 프로페셔널하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네이버측에서도 이 문제를 조용히 덮는 게 더 좋겠지요.

6.2. 실제 반품 + 환불 완료

그리고 바로 6월 22일 당일, 네이버 중재센터를 통해 자동으로 반품이 접수되었고 5천원이 청구되었습니다.

5천원 부담 조건 반품 자동 접수
△ 5천원 부담 조건 반품 자동 접수
네이버 분쟁조정센터 반품 안내
△ 반품 택배 접수 안내 문자

그리고 반품 수거 안내 문자가 옵니다.

네이버 쇼핑 반품 완료
△ 반품 완료

그리고 6월 29일 반품이 완료되었습니다.

네이버페이 거래 취소 확인 문자
△ 7월 1일, 환불 완료

카드 결제 취소와 환불 완료되었습니다.

7. 기관 고발, 민원 제기해 환불 요구

아직 끝이 아닙니다. 해당 판매자 페이지를 통해 환불 거부하는 건이 저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7.1. 공정위 민원 제기

저는 위 판매자의 상품 판매가 위법하니 업체에 시정 조치할 것을 공정위에 아래와 같이 민원 제기하였습니다.

## 구입

2020-06-13 네이버쇼핑 중개를 통해 아래 사업자로부터 가방을 구입했습니다.

## 사업자 정보

판매자 : 00몰
010-xxxx-xxxx
상호 xxxxx
대표자명 xxx
전화번호 010-xxxx-xxxx
이메일 xxxx@naver.com
사업자등록번호 xxx-xx-xxxxx
영업소재지 경상북도 xx시 xxxxxx

## 상품

픽디자인 에브리데이 V2 슬링백 6L 정품
밝은 회색(Ash)
네이버쇼핑 주문번호 20xxxx

## 과정

배송이 도착한 즉시 제품 확인을 위해 불투명 비닐포장을 제거하였으며 가방 안 공기 완충재 등을 폐기하였습니다. 이후 가방의 외관을 살펴보다가 제가 옵션을 잘못 기재하여 10L 상품 대신 6L 상품을 주문했음을 확인했고 즉시 판매자에게 네이버 채팅을 통해 이 사실을 알리고 반품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된 사안입니다.

## 판매자의 변

판매자는 제품 구매 하단의 반품교환 안내에는 실정법에 준하는 내용을 기재해놓았습니다. 즉, 상품이 멸실되거나 훼손되지 않은 경우에 7일 이내 단순 변심에 의한 환불이 가능하다.

그러나 제품의 상세 정보 본문에는 새제품을 개봉하는 것만으로 반품/교환이 절대 불가하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포장 임의 훼손 시에 실비를 청구하겠다 + 개봉만 해도 반품 하려면 해외 반품 배송비를 부담하라고 경고합니다.

## 이의 제기

가방 제품은 별도의 박스가 아니라 비닐 봉지에 담겨 배송되었으며 불투명한 재질로 이 비닐을 뜯기 전에는 내용물의 확인이 불가합니다. 즉, 제품의 하자가 있는지 없는지 단순히 확인하는 과정에서라도 포장의 훼손이 불가피합니다.

또한 본사에서 포장한 듯한 이 비닐은 아마도 소매업자에게 본사가 물건을 대량으로 넘길 때 포장되는 것으로 보이며, “판매merchandise를 위해 포장을 제거하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제가 보기에 제품을 판매하는 최초 상태는 이 비닐이 제거된 상태이지 비닐 안에 들어있는 상태가 아니며, 따라서 제가 훼손한 비닐이 새 상품 상태를 상당히 훼손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포장 임의 훼손 시 실비를 청구하겠다”는 판매자의 경고는 소비자 피해를 유발합니다. 내용물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포장이나 스티커를 제거하는 것만으로 위약 사유가 되고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또한 그 문구 아래에 소비자 과실은 A?S에서도 제외한다고 명시하여 .. 마치 비닐을 제거하고 환불을 요청하면 정당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처럼 읽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판매자는 정품의 공식 수입 업체임을 강조하면서 국내에서 정품 번호를 등록하여 정식 A/S를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하면서 자신의 제품이 해외에서 부정한 경로로 들여오는 물품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정식 수입되는 이 제품의 환불/반품 규정과 동일한 수준의 규정을 통해 소비자를 보호할 책임이 있지 않을까요? 매장에서 별도의 박스 없이 걸려있는 옷이나 가방을 훼손하지 않고 즉시 반품하기를 희망하는 소비자에게 반품이 가능하다면, 해외에서 비닐에 담겨 받은 제품의 비닐을 제거했다고 반품이 불가하다는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기타

얼마 전 뉴스를 통해 전자제품 개봉 시 반품 불가 스티커가 위법하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세? 등의 방법으로 해외에서 도매 형식으로 물품을 벌크 포장으로 들여와 정식 수입 제품과 동일한 A/S 가 가능한 정품이라고 판매하는 업자 중에 비닐 포장 제거만으로 그 어떤 소비자의 변심 반품/교환을 거부하는 경우가 현재 인터넷에 매우 많습니다.

소비자가 이런 물건을 구매할 때 개봉만으로 교환이 안 된다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구매해야 할까요? 오히려 더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해서 판매상의 경쟁 우위를 점하는 판매자가 비닐 개봉으로 인해 반품/환불을 요구하는 경우 새 제품 재포장에 대한 번거로움과 비용을 감수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이 사항과 관련하여 어떤 중재가 가능하고 제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알려주십시오.

7.2. 사무관과 통화

위 민원은 업체가 소재한 관할로 이관되었고 담당 주무관이 연락해왔습니다.

공정거래위 사무소 조사관의 연락 문자
△ 공정위 사무소의 연락

이후 몇 차례 전화 통화를 하게 되는데, 대화의 주제는 아래와 같이 요약된다고 저는 기억합니다.

  1. 문제제기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공정위에서 공감한다. 문구 수정을 권고하겠다.
  2. 환불은 받았는지?
  3. 업체 사장은 해당 패킹에 제품의 로고가 적혀있는 고유한 포장으로, 훼손하면 재판매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업체의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더라.
  4. 피민원인이 시정할테니 시간을 달라고 한다.

이에 대한 저의 답변은,

  1. 조속히 시정하도록 조치 바란다.
  2. 환불은 받았으며 물적 피해는 구제되었다.
  3. 패킹이 고유한 비닐이라 반품 힘들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반품이 귀찮고 어려운 것과, 처음부터 절대 불가하다고 명시하는 건 다른 문제다.
  4. 일단 알겠다

7.3. 처리 연장?

사무관님은 차분하게 제 설명을 잘 들어주셨고, 전화 통화 분위기도 원만하게 흘러가는 듯 했으나 마치 업체의 곤란한 입장도 이해한다는 듯한 태도를 보여 실망스러웠습니다.

혼자 환불 받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해외 직구한 보따리 상품을 국내 대리점 지위를 가진 것처럼 소비자를 기망하면서 판매한 뒤에, 명백히 국내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하는 문구를 게시하였음을 물론, 해외 반품 비용과 방법에 대한 사전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판매자의 호소에 왜 귀를 기울이는지 의문입니다.

과태료 처분하자고 하면 오히려 제가 한 번 봐달라고 말씀드렸을 거 같은데, 되려 업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처리 기한을 연장합니다?

공정위 민원 처리 시한 연장
△ 반품 불가 표시한 업체에 대한 고발 민원처리 연장

판매 페이지를 수정하라는 정당한 요구를 관철시키는 데 과연 한 달의 기간을 추가해야 할까요? 민원인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였습니다. 차라리 공정위 업무가 너무 밀려 힘들었다고 했으면 이해했을텐데, 업체가 시간을 달라는 말에 이건 무슨 조치인지?

7.4. 공정위 최종 처리결과 수신

공정위 민원 답변 - 환불 이미 완료돼 시정조치의 실익이 없다?
△ 맘에 들지 않는 최종회신

공정위의 최종 답변을 받았습니다. 요약하면,

  1. 환불했다던데 그럼 너는 피해 없는 거 맞지?
  2. 너가 문제제기한 상품 홈페이지에서 내렸더라.
  3. 그럼 우리가 뭐라 해도 이제 의미 없겠다?
  4. 그래도 담부터 조심하라고 말은 해둘게.

7.5. 공정위 유감 – 환불 확인 기관인가?

분명 판매자가 “이미 환불해줬다”면서 그럼 된 거 아니냐고 말했겠지요? 이에 대해서 공정위의 입장이 환불 받았으니 시정 조치해도 “실익은 없는 것으로 판단”해도 되는 걸까요? 물론 민원인의 피해가 구제되었으나, “공정한 거래”를 위해 시정 조치가 조속히 내려졌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이라고 하였으나, 업체는 퍼머넌트 링크로 연결되는 제품 판매 페이지 자체를 삭제한 것이 아니라 단지 검색 유입과 카탈로그 노출을 가린 것이었습니다.

여전히 판매중인 상품 페이지
△ 공정위가 못 찾을 뿐 상품은 그대로이고 결제도 여전히 가능해

특히, 해당 업체의 이런 판매 행위의 원인과 이런 행위로 인해 판매자가 부당하게 취할 이익에 대해서 고민했다면 이 업체가 판매하는 다른 회사의 제품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위법이 있는지 정도는 살펴봤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식당에서 만두 먹고 배탈났다고 신고하니 식당에 가서 만두만 위생 검사하고 돌아오면 그 기관이 일을 한 게 맞을까요?

새제품 패킹 상품은 개봉시 환불 반품 절대 불가
△ 같은 업체의 다른 상품에 여전히 개봉시 반품 불가 문구가 버젓이 있다

조사관님도 중간에 고생하셨지만, 저는 민원 결과에 매우 불만족한다고 회신하였습니다.

8. 결론: 단순 개봉해도 환불 가능

공정위가 답변에서 사용한 “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라는 말에 저는 꽤 많은 게 담겨있는 거 같습니다.

아마 인력 문제도 있고, 민원은 너무 많고, 하나하나 마감 전에 마무리 짓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일하기 힘드실 겁니다.

무조건 판매자에게 모든 상품을 당장 판매 중지하시오, 모두 회수하시오, 모든 반품 받아주고 다 환불해주시고~ 등등과 같이 압박하는 것 또한 능사는 아닐 겁니다. 시장을 통제한다는 게 이렇게 개별 판매자 한 명을 옥죄는 것으로 되는 게 아닐테니까요.

저는 픽디자인 제품을 취급하는 다른 곳에서 애초에 주문하려던 큰 사이즈의 가방을 추가 주문했는데 그 업자도 개봉시 반품 불가 스티커를 사용하더군요.

공정위는 올해초 보도자료 이후에 이런 관행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특히, 1) 해외 직구 제품을 국내 대리점 또는 공식 유통 업체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행위, 2) 구입 물건의 해외 반품 경로가 있음에도 이를 안내하지 않거나 요금을 사전 고지하지 않는 행위, 3) 개봉 후 반품 불가와 같은 위법한 문구를 사용하거나 스티커를 포장에 붙이는 행위를 제대로 감독해주세요.

아니, 다 떠나서 물건 페이지에 이거 해외에서 직구해서 우리가 파는 거라서 나중에 반품하려면 엄청 오래 걸리고 돈도 얼마 정도 필요하다고 제대로 써 놓으라고.

덧. 업자님, 제가 환불 받을 거라고 했죠?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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